카메라타 서울 SNS/음악지 칼럼

첼로 연습의 방향성

Conductor 2010. 7. 18. 10:14

수십 년을 연주를 해왔고 연습을 합니다.

먼저 택했던 전공이 첼로이니 첼로의 연습에 대해 생각하지요...

젊었을 때에는 그저 좋은 연주를 위해 연습을 했습니다.

몸의 기능이나 근육 등 특수한 점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지요...

눈앞의 결과가 중요했으니까요...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갑니다.

몸으로 하는 연습이니 당연히 젊었을 때의 시행착오가 노화에 따라 나타납니다.

일반 사람도 세포의 노화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이니까요...

특정 부위의 근육의 과도한 사용과 끊임없는 혹사가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로 인해 그 근육의 사용에 불안감을 갖게 되지요...

당연히 연주에 조심성이 더해집니다.

 

투수가 오른팔과 손가락의 사용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그러면 뿌려지는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멀어집니다.

아니면 안타의 두려움에 볼의 연속으로 이어지구요...

 

무대 위의 연주에서 젊었을 때와 달리 부담이 더해지지요...

그 문제가 신경으로 전이된 경우에는 심각하구요...

살짝 닿기만 해도 온 몸의 신경이 솟구칩니다.

연주에 당연히 무리가 오지요...

집중해야 할 음악은 저 멀리 멀어지구요...

이로써 한국은 물론 세계의 연주가들이 노년에 들어서면 연주를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요...

이 문제의 핵심은 정신의 문제입니다.

노화에 따른 근육의 이완이나 긴장성 수축은 부차적인 문제이지요...

젊었을 때의 부담 없던 연주와 아무런 장애 요소 없던 때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정신적 문제가 어디서부터 왔는가를 세밀하게 살핍니다.

각 근육의 움직임과 통증 유발지점 등을 살피지요...

그리고 그 통증이나 부담이 오는 부분에 대한 출구작전을 시작합니다.

 

과도한 혹사로 인한 통증 부분을 없앨 수는 없지요...

대신 덜 사용한 근육으로 대치하는 연습을 합니다.

전체 근육의 조화를 생각하구요...

한쪽으로 쏠린 움직임은 넓게 펼칩니다.

한편으로 국한되었던 움직임을 몸 전체의 움직임으로 대신합니다.

 

노년으로 갈수록 이러한 연구가 연습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혹사하던 근육은 쉬게 되고 대신 남아 있던 활력 있는 근육이 쓰여지게 되지요...

그리고 중요한 점은, 아무런 장애 없이 움직여졌던 근육이 신경까지 침투한 장애로 인해 소모적인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건데요...

그를 극복하려면 정신 신경계까지 침투한 요인을 잡아야 합니다.

 

그를 잡는 연습이 노년의 연습인데요...

이는 젊을 때의 연습과는 사뭇 성질이 다른 치료에 가까운 연습이지요...

첼로 연습으로 자신의 신경계까지 치료하는 자가 치료의 경지입니다.

주 목적이 무대가 아니라 자신의 건강한 정신세계가 되는 것이지요...

물론 그 목적이 달성되면 무대는 젊을 때의 무대를 능가할 수도 있겠구요...

노년의 장점은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자신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지속적 노력은 삶의 활기를 찾게 해줍니다.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면 타인의 연주 감상문이야 별 문제가 되지 않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