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채널 연합뉴스는 KBS교향악단 고세진 사장이 과거에 후원금(後援金) 일부를 후원회 공식 채널이 아니라 자신이 고용(雇用)했던 직원 명의의 은행계좌로 받는 등 후원금을 불투명하게 운용(運用)한 정황이 최근 내부 감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의혹(疑惑)은 고세진 사장과 KBS교향악단 노조 등 직원들과의 대립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조는 최근 노보를 통해 "고 사장이 그동안 징계(懲戒) 남발과 단체교섭 거부, 모욕적인 발언 등으로 내부에서 잡음을 일으켜왔으며 이 와중에 나타난 후원금 관련 의혹을 명백하게 밝혀내야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2016년 초, 본 평론지를 통해 KBS 교향악단 사장 인선(人選)에 관한 칼럼을 쓴바 잉있다. 이후 이에 응답하듯 자신 인선의 정당성을 인터뷰 형식으로 반박한 글을 싣는다. 음악의 비전문인인 목사(牧師)가 고도(高度)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교향악단을 운영함에 전혀 하자가 없으며, 도리어 음악인에 의한 운영의 한계점을 지적(指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해 9월에 취임한 후 임기를 훨씬 못 채우고 불명예(不名譽) 퇴진하는 상황은 그의 인터뷰 내용이 공허(空虛)한 거짓 주장이었음을 반증(反證)한다.
온 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선정적(煽情的)인 뉴스와 비웃음거리, 가십거리가 된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국정농단(国政垄断) 사태가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융성의 기치를 들었던 박근혜 정부 들어 최초 인사인 전 대변인 윤창중부터 시작한 국격훼손(國格毁損)은 최순실 사태에서 그 방점(傍點)을 찍고 있다. 그 가운데 전 문화부 장관인 홍익대 교수 김종덕은 갖은 의혹의 중심에 서 있으며, 학교 내에서도 제자들에 의해 수업을 거부당하는 수치도 당한다. 그는 음악계에서도 무자격자의 국립오페라단장 임명으로 전 음악계가 들고일어나는 불상사도 만든다. 교수의 본분(本分)은 교육인데, 빗나간 탐욕(貪慾)이 결국 제 발등을 찍은 결과로서, 선생으로서 가장 큰 수치(羞恥)는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로부터 무자격자 소리를 듣고 거부당하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배제(排除)하고 비선(秘線) 실세로 행세하며 국정을 농락하던 한 수준 낮은 졸부(猝富) 강남 아줌마에 의한 불상사이지만, 가장 중요한 위치인 대통령의 인식(認識)과 수준에 현저(顯著)한 문제가 있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이들의 말과 글은 혼이 극히 비정상적(非正常的)이라 공황장애를 공항장애로 쓰며, 피폐를 사전에도 없는 회폐로 쓰는 지극히 무식한 교육수준과 더불어, 신성한 법정에서도 무조건 부인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비양심도 한 몫 하는데, 이로써 국민들은 원치 않는 개발독재(開發獨裁)시대 과거로의 퇴행(退行)과, 숨이 턱턱 막히는 뉴스의 연속 속에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인 사태들을 쉽게 접하는 것도 작금의 현실이다.
천시(天時)로 흐르는 요즘 사건들 사이에서 음악계도 빠지면 안 되는지라, 결국 오랫동안 지속되던 사건사고의 보고(寶庫)인 KBS교향악단도 사장 불명예 퇴진의 영예(榮譽)를 추가(追加)한다. 2016년 연초(年初) 과거 군사독재 시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신년음악회의 지루한 학예회 스타일은 어느 누가 기획(企劃)했나 탄식(歎息)을 자아냈는데, 지휘자와 단원들과의 불협화음(不協和音)은 당시 행사를 주관했던 청와대 비서진에 누를 끼쳤는지, 고 사장의 과잉충성(過剩忠誠)에 따른 조치였는지, 단원들에 대한 무차별(無差別) 징계가 이어졌다고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비선 실세로 행세하며 국고(國庫)를 자신의 창고로 빼돌리며 전방위적으로 사익(私益)을 취하려 한 것이다. 결국 이는 국회에 의해 대통령의 탄핵(彈劾)소추를 가져왔고, 자동적으로 국가적 수치와 국민적 재난에 처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KBS교향악단 사태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를 보임은, 공적인 후원금을 자신이 고용했던 직원 명의의 통장으로 받았다는 의혹으로, 이 시대 부조리에 물든 지도자들의 공통적인 현상으로까지 보인다.
일반 사회인이라도 범죄에 해당되어 법적조치가 내려질 사안(事案)이지만, 본인이 종교계의 지도자이자, 목사임은 더욱 큰 화두로 국민들에게 다가올 듯하다. 최순실 사태에서도 사이비 종교 교주(敎主)이자 목사인 최태민이라는 자가 등장하는데, 종교인이자 목사의 탈을 쓰고 돈을 탐하던 종국(終局)이 대통령은 물론 국가를 사상최대의 혼란에 빠지게 한 후, 전 세계적으로도 비웃음거리를 만든다.
필자는 그동안 국정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에 대해 칼럼을 통해 이런 지적을 한 적이 있다.
세상만사는 ‘그네의 법칙’이 존재한다. 그 뜻은 간만큼 다시 오며, 민만큼 다시 온다는 진리(眞理)이다. 결과를 보면 그 심은 씨앗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 상황의 심각성은 그가 그동안 얼마나 한쪽으로 치우쳤으며 무리했나의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그를 맹목적(盲目的)으로 따르는 친박계 국회의원들과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배후 집단들은 하루빨리 이 ‘그네의 법칙’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음악계에는 기독교인들이 많다. 그 기독교인들 일부는 매우 비양심적인 사태에 연루(連累)되어 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하며, 교직(敎職) 등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성경을 들었다는 목사이며 기독교인들이라니 성구(聖句)를 들어 충고하자면, 자신이 갈 길을 심사숙고(深思熟考)하여 남은 여생(餘生)은 철저히 반성하는 기간으로 삼아, 삶의 가장 중요한 종착역(終着驛)인 사후세계의 염려를 덜기 바란다.
“자천(自薦)하는 자는 받으실 것이 아니요 이에 주께서 천거(薦擧)하시는 자라야 받으실 것이니라”
세상에서의 삶이 하늘과 동떨어져, 여기저기 과포장된 이력서(履歷書)를 들고 자신을 스스로 추천하며 비선만 찾아다니며 부정을 일삼아, 정직한 음악인들과 학생들을 한탄(恨歎) 속으로 내몰며 공평과 정의를 내버린 행태는 결국 하늘과 땅에서 모두 버림받는다. 작금의 최순실 부역자(附逆者) 집단이 정치와 경제, 문화계는 물론 교육계 도처(到處)에서도 낱낱이 드러나고 있음을 우리는 직시(直視)해야 한다. 그 누구든 자신의 본분(本分)을 망각하고 남의 터 위에 세우려 하면 곧바로 패가망신(敗家亡身)이 다가온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漫忽)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의 심은 것은 무엇이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최영철 / 음악평론가, 카메라타서울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국첼로학회장
월간 음악평론지 "리비유" 2017년 1월호 [최영철의 음악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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