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타 서울 SNS/음악지 칼럼

대풍(大風)에 선 과실 우수수 떨어져 땅에 뒹군다

Conductor 2015. 4. 26. 19:39

평상시(平常時) 심은 언행, 노후(老後)를 가른다.

  

평생을 음대 교수로 봉직(奉職)하다 은퇴한 모 실내악단 지휘자는 친구의 권유에 잘못 투자했다가 파산지경(破産地境)에 이르렀다는 소식이다.

 

모 예고 음악부장은 재직 시 영향력을 행사해 많은 치부(致富)를 하였는데, 결국 자신의 오판으로 말년에 이리저리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현직에 있을 때에는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들끓고 활동도 활발하게 했으나 은퇴 후 바로 소식이 끊긴다.

 

노년의 은퇴 전후에는 오랜 기간 주위에서 주시(注視)하다가 접근하는 자들이 있다. 물론 가까운 친지나 친구들이다.

 

모르는 사람은 경계를 하고 쉽게 넘어가지 않으나 가까운 지인은 방심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있음직한 퇴직금이나 전별금(餞別金) 따위를 노리는 접근이다.

 

음악계에서는 연주자들의 활동을 주목하다가 허황한 기획을 들이대며 접근하는 자들로 인해 손해를 입기도 한다.

 

음악계의 자타가 공인(公認)하는 기획사란 번듯한 사무실에 직원들이 여럿 상주하며, 체계가 잡혀 특별한 경우 외에는 연주자들에게 접근할 필요가 없으나, 이런 떠돌이 기획사는 거창한 기획과 만물 잡화상의 사진으로 포장한 인터넷 사이트와 달리 대표 일인만 돌아다닌다.

 

결국 한탕주의로 손해를 입히고 이른바 먹튀로 사라지므로, 연주자들은 접근하는 자를 세밀히 살펴, 절대 일을 맡기거나 기금 통장 등을 주어 손해를 입는 일을 미연(未然)에 방지해야 한다.

 

천직(天職)이란 자신의 그릇에 맞는 직업이며 자신에게 맞는 옷을 뜻한다.

 

그러나 공자가 말했듯, 노년에는 혈기(血氣)가 쇠함으로 인한 탐욕이 발동, 판단 착오로 평생 이룬 사업이나 명예, 재산을 한순간에 날리기 쉽다.

 

바로 전 자살한 대기업 회장과, 같이 무덤으로 끌려간 총리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의 오판 원인은 전부 돈과 명예의 탐욕에 얽혀 있는데, 이 주위를 들끓는 하이에나 무리들도 이 돈 냄새 맡는 데 능한 인간들이다.

 

결국 당사자를 둘러 진치고, 동시다발적(同時多發)으로 넘기는 사술에 넘어가 파산하고 파멸(破滅)로 치닫는다.

 

모 인사는 자신이 사는 지방에서 뼈를 묻는다는 오판으로, 수십 년 운영해온 서울의 악단이 한순간에 날아갈 뻔하고, 감언이설로 서울 스튜디오를 접수하려던 자의 정체를 알려주던 주위 친지들의 적극 만류로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평상시에 심은 의나 악은, 사기꾼에 둘러싸여 한순간에 재산을 뺏기고 영육(靈肉)이 망하는 길로 들어서거나, 아니면 충언(忠言)하는 친구들에 둘러싸여 흥하는 길로 돌아서는 반전도 생긴다.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사람들을 보면 특징이 있다.

 

주위에 사람들이 들끓는데, 그 성향에 모종의 일관성이 있으며, 이때는 직언하는 친구와 하늘의 안테나가 작동하는 이들은 한탄과 함께 그 주위를 떠난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이론으로만 알고 있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이 실제로 이루어져 망하는 길로 들어서고, 일단 들어서면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하며 패가망신의 결과를 맺는다.

 

돈을 만지고 권력을 만지던 자들의 노년의 전형적(典型的)인 결실이며 결과이다.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내일도 여전히 그 길을 향해 권모술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돌진한다.

 

사회의 지탄 대상이 된 일부 대형교회에 속한 종교인들도 파멸로 이르는 사람들은, 성경을 근거로 한 바른 말은 거부하다가 영육이 파산하며, 사회의 돈과 명예를 따르던 자들이나 단체, 국가도 결국 자신의 오판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절망(絶望) 가운데서 처절하게 확인, 후회하며 망하는 길로 결론을 맺는다.

 

이 인간들의 다람쥐 쳇바퀴 역사를 기록한 것이 성경이다.

 

가을의 가장 특별한 특징은, 세간에 떠도는 말로 한 방에 훅 가는 것, 대풍(大風)에 선 과실이 우수수 떨어져 땅에 뒹구는 것이다.

 

자신의 천직, 처지와 주제를 넘어 헛된 명예와 탐욕에 취하면 바로 멸망의 첩경(捷徑)이다.

 

가을은 터닝 포인트를 넘어선 계절로, 반드시 자신이 심은 대로 결실하니 한 방에 훅 가는 현상도 결국 자신이 심은 부실(不實)한 씨의 열매일 수도 있다.

 

봄의 씨앗부터 충실해야 한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 않는가


웰빙코리아뉴스 2015.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