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사태가 점차 종착역을 향하여 달려가는 듯하다.
필자는 작년부터 교향악단 사태의 이유와 해결책 등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해왔으나, 거대 언론의 육중한 무게 탓인지 전혀 요동치 않고 사태는 더욱 악화되어 왔다.
교향악단원들의 트윗 내용에 의하면, 사실상의 직장폐쇄인 교향악단 단원 87명중 71명에게 징계 조치로 3명 해촉을 포함, 68명의 단원들에게 정직 1개월부터 6개월까지의 중징계로 악단 운영은 마비되었으며, 지휘자와 사측은 제 666회 정기연주회를 취소시킨데 이어 667회의 정기연주회도 취소시켰으나 지휘자에게는 2890만원의 연주비가 지급되었다고 한다.
이 사실이 몇몇 음악지와 매스컴, 트윗과 페이스북에 의해 알려지자, 수 천 명에 달하는 다음 아고라의 청원과 전국의 음악인들과 교향악단들, 각 음악대학 교수들이 교향악단 정상화를 위한 서명에 동참했다.
그런데도 사측과 몇몇 보수 신문들은 도리어 교향악단원들을 매도한 일방적이며 균형 잃은 보도를 해 더욱 음악인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더구나 함 지휘자는 단원들 7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해 양측의 팽팽한 주장은 법정에서나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려할 일은, 먼저 고소한 지휘자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음악계 어디든 설 자리가 없을 무리수를 강행한 것이다.
음악의 문제로 시작된 시비를 음악의 판단을 벗어나 법정으로 끌고 간 우둔한 일은 진정한 음악인이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는 자신의 음악을 연주해주던 단원들이다.
자질과 실력으로 문제가 되었다면 이는 공개된 연주장에서의 그동안의 연주에 의해 평론가들의 평론이나 냉정한 관객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그리고 그 결론은 이미 음악계의 일관된 판결이기도 하다.
또한 낙하산 시비가 최초의 원인인바 공정한 절차에 의해 실력이 검증된 선정이 아니며, 단원들 93%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윗선의 강압에 의해 지휘자가 임명되었다면, 이후 일어난 모든 일은 민주사회의 역행이자 불법의 연속이기 때문에 제고할 가치도 없다.
그런데도 이른바 보수 언론들이 그들만의 기득권과 프레임을 유지하고 음악계에도 이를 대입하고자 세계적인 조류와 구미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운영에 애써 눈을 돌린 이유로, 유독 우리나라 교향악단만 폐쇄적이며 비민주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각 나라의 음악계에는 음악평론가들이 있다.
음악은 이들이 가장 정확하게 평할 자격도 자질도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KBS교향악단 사태에서는 기자나 사무직 등 문외한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 또한 이 사태 특이점의 하나이다.
음악평론가들의 고언, 음악인들의 의사, 국민들의 청원도 무시하는 KBS 사측의 운영진과 지휘자는 국민들의 시청료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KBS교향악단은 국내 최고의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한 회사의 조직의 명령에 따르는 조직원들이 아니다. 사측은 그들을 보호하고 보좌하는 직책이지 명령하고 관리하는 부서가 아니다.
전 세계의 웃음거리와 조롱거리를 자초하며 무지한 문화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기 바란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각기 국가를 대표하는 개개인이란 그 분야에 일가견을 이룬 장인들이다.
장인은 장인이라야 서로 소통이 되며 상대를 이해하고 존경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장이 지휘자를 임명하면 따르면 되지 웬 말이 많으냐는, 예술경영에 관한 지극히 무지한 사고는 문화인 예술인들을 넘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도 남을 말이다.
단적인 예가 일반직 KBS 새노조와 중간 간부들마저 격렬하게 반발하며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그 실례이다.
필자가 재미있게 생각하는 점은 외부로 나타난 교향악단 사태와 징계는 전후좌우가 뒤바뀌었으며, 적반하장의 연속이라는 점이다.
수천 관객 앞에서 당당하게 홀로 예술혼을 불태우는 연주자들은, 사측이 생각하는 일개 회사의 사장이나 이사, 운영진들과는 태생부터 체질적으로 다르며 근본부터 다르다.
예술혼이 살아 펄펄 뛰는 예술가들은 경제공황이든 전쟁이든 불굴의 투지로 이겨온 것이 음악의 역사이다.
역사는 궁정에서 안락하게 지내던 살리에르보다 광야의 모차르트를 더 기억한다.
인류 문화 발전의 선두에는 언제나 이런 예술가들이 서 있었다.
더구나 살리에르는 오명과 악명으로 전 세계 인류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자격이 안 되면 운영자든 지휘자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문화촌 뉴스 201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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