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타 서울 SNS/음악지 칼럼

미완성의 교습

Conductor 2010. 9. 14. 19:23

현악기 교습이 전천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다양한 형태의 교습이 행해지고 있지요...

아마추어도 전공자들도 각자의 방식에 따라 교습을 받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지요...

 

몇 년 후 교습생들은 그 진행에 대해 결산을 하게 됩니다.

보통 상급 학교로 올라가거나, 다른 선생한테 옮겼을 때도 있고, 유학 갔을 때도 있겠지요...

그 평가 시점에서 그대로 통과하는 학생이 있고, 상급 학교의 기준에 미달할 때도 있습니다.

기초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구요...

 

여기서 아주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물론 기초가 잘못 되어 잘못된 테크닉이 기억과 근육에 깊이 인식되어 있을 경우에는 이를 다시 비워야 합니다.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바이러스나 윈도우 프로그램이 엉키면 새로 포맷을 하고 새 프로그램을 다시 깔아야 하는 이치와 같지요...

그렇지 않으면 그 옛날 프로그램과 바이러스가 새 작업을 계속 방해하고 결국 망가뜨리고 맙니다.

 

그러나 이런 비우는 작업 이전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요...

가르침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함량 미달의 선생들의 특징입니다.

기초 단계의 교습서나 곡의 완성을 등한시한 경우입니다.

학생이 어렵다는 곡이나, 하기 싫다는 교습서는 피해갑니다.

또한 어느 정도 들어갔다가도 이내 선생이나 학생이 같이 포기하고 맙니다.

이 미완성의 걸음은 연년이 차차 쌓여져 가고, 결국 학생은 완성보다 미완성에 숙달되는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수년이 흘러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깜짝 놀랍니다.

내가 자신 있게 해 온 곡이 무슨 곡인가?

교습본은 제대로 떼기나 했는지?

이 책 저 책 그저 하는 둥 마는 둥 찔끔거리기나 했고...

당장 연주하라고 하면 어떤 곡도 떠오르지 않고...

 

가장 안 좋은 점은 그 학생은 성취의 보람을 잊고, 언제나 자신감이 없는 미약한 어른이 되어 있다는 것이구요...

더 나쁜 점은 긍정적 발전의 성취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어, 무슨 일을 해도 부정적 결과가 양산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세월은 이미 다 흘렀고 공부의 때는 흘러갔구요...

이렇게 심어진 정신적 결과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음악 외의 다른 모든 일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수많은 세월을 낭비하고 소요되는 경비도 막대하여, 많은 손해를 입고, 정신적으로는 비관적인 약자에 머뭅니다.

그래서 프로든 아마추어든 선생의 책임이 중하다는 겁니다.

자라나는 어린 학생의 전도가 막막해집니다.

그런데 현 세태는 학생보다 선생이 더 많은 세상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