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교향악단 법인화…단원 “일방적 아웃소싱”
[한겨레신문] 2012년 05월 31일(목) 오후 07:52
노조 “자사 경영손실 만회 의도”
음악계, 경제논리에 비판적 시선
<한국방송>(KBS)이 2010년 함신익 상임지휘자 취임 이후 잇단 연주회 취소 등 파행을 겪어온 케이비에스교향악단에 대해 재단 법인화라는 ‘강경 처방’을 내놓았다.
한국방송은 30일 정기이사회(이사장 손병두)에서 케이비에스교향악단 법인화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적자 해소 등을 이유로 2005년과 2009년 추진하다 무산된 뒤 세 번째로 뽑아든 재단 법인화 카드다. 이에 따라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은 1981년 국립교향악단에서 한국방송으로 이관된 뒤 31년 만에 독립법인으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한국방송 쪽은 밝혔다.
한국방송은 교향악단 법인화는 “단원의 연주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인력 중심으로 운영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력감축이나 비용절감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존 단원들은 재단법인으로 전원 고용이 승계되며, 급여와 후생복지도 케이비에스 재직 때와 동일한 수준을 받게 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교향악단 단원들과 한국방송 노조는 “일방적인 아웃소싱 시도”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단원들과 노조는 또 지난 1월 함신익 지휘자의 악단 운영 방식을 비판하며 오디션(연주력 평가)을 거부한 단원 71명을 지난 3월 무더기 징계한 것도 법인화를 위한 수순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향악단 이창형 단원(더블베이스 수석)은 “케이비에스가 징계를 남발하고 그다음에 징계를 무기 삼아 단원들을 꼼짝 못하게 한 뒤 법인화를 추진하는 야비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와 음악계에서는 교향악단 법인화 추진은 김인규 사장 체제 아래 계속돼온 교향악단의 경영손실을 만회해보겠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있다. 또한 한국방송이 애초 교향악단 육성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방송은 2010년 함신익씨 취임 전까지 상임지휘자 자리를 6년이나 비워두었으며 부족한 단원을 객원 연주자로 메워 연주회를 꾸려왔다.
교향악단이 재단 법인이 되면 한시적으로 예산 일부를 한국방송에서 지원받지만 경영이 독립되는 만큼 예술경영 전문가 참여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또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을 받을 길도 열린다. 하지만 한국방송의 재정 지원이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결국 수익사업을 통한 재정자립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현재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이 무료로 하는 방송 연주, 지방순회 연주를 비롯한 각종 공공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쪽은 “빨리 안정이 될 수 있도록 교향악단 재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재 한세대 음대 교수는 “법인화라는 말 이면에는 문화예술이 수지타산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 있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지휘자 최영철(카메라타서울 예술감독)씨는 “비전문가로 구성된 교향악단 운영부서(한국방송 시청자사업부)와 교향악단이라는 서로 이질적인 단체가 한 건물 안에서 이해 부족으로 겪는 현상이 지금 사태의 근원이 됐다”며 “함신익씨와 한국방송 쪽이 단원에 대한 소송과 징계를 철회하고 민주적 협의체제로 운영된다는 전제 조건을 지킨다면, 독립법인이 교향악단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이달 중 법인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고 오는 8월 재단법인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쪽 “인력·복지 감축 없다” 강조
노조 “자사 경영손실 만회 의도”
음악계, 경제논리에 비판적 시선
<한국방송>(KBS)이 2010년 함신익 상임지휘자 취임 이후 잇단 연주회 취소 등 파행을 겪어온 케이비에스교향악단에 대해 재단 법인화라는 ‘강경 처방’을 내놓았다.
한국방송은 30일 정기이사회(이사장 손병두)에서 케이비에스교향악단 법인화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적자 해소 등을 이유로 2005년과 2009년 추진하다 무산된 뒤 세 번째로 뽑아든 재단 법인화 카드다. 이에 따라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은 1981년 국립교향악단에서 한국방송으로 이관된 뒤 31년 만에 독립법인으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한국방송 쪽은 밝혔다.
한국방송은 교향악단 법인화는 “단원의 연주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인력 중심으로 운영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력감축이나 비용절감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존 단원들은 재단법인으로 전원 고용이 승계되며, 급여와 후생복지도 케이비에스 재직 때와 동일한 수준을 받게 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교향악단 단원들과 한국방송 노조는 “일방적인 아웃소싱 시도”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단원들과 노조는 또 지난 1월 함신익 지휘자의 악단 운영 방식을 비판하며 오디션(연주력 평가)을 거부한 단원 71명을 지난 3월 무더기 징계한 것도 법인화를 위한 수순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향악단 이창형 단원(더블베이스 수석)은 “케이비에스가 징계를 남발하고 그다음에 징계를 무기 삼아 단원들을 꼼짝 못하게 한 뒤 법인화를 추진하는 야비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와 음악계에서는 교향악단 법인화 추진은 김인규 사장 체제 아래 계속돼온 교향악단의 경영손실을 만회해보겠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있다. 또한 한국방송이 애초 교향악단 육성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방송은 2010년 함신익씨 취임 전까지 상임지휘자 자리를 6년이나 비워두었으며 부족한 단원을 객원 연주자로 메워 연주회를 꾸려왔다.
교향악단이 재단 법인이 되면 한시적으로 예산 일부를 한국방송에서 지원받지만 경영이 독립되는 만큼 예술경영 전문가 참여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또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을 받을 길도 열린다. 하지만 한국방송의 재정 지원이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결국 수익사업을 통한 재정자립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현재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이 무료로 하는 방송 연주, 지방순회 연주를 비롯한 각종 공공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쪽은 “빨리 안정이 될 수 있도록 교향악단 재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재 한세대 음대 교수는 “법인화라는 말 이면에는 문화예술이 수지타산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 있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지휘자 최영철(카메라타서울 예술감독)씨는 “비전문가로 구성된 교향악단 운영부서(한국방송 시청자사업부)와 교향악단이라는 서로 이질적인 단체가 한 건물 안에서 이해 부족으로 겪는 현상이 지금 사태의 근원이 됐다”며 “함신익씨와 한국방송 쪽이 단원에 대한 소송과 징계를 철회하고 민주적 협의체제로 운영된다는 전제 조건을 지킨다면, 독립법인이 교향악단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이달 중 법인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고 오는 8월 재단법인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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