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심재우]

뮤지컬 ‘난타’를 제작한 송승환(54·사진) PMC프로덕션 대표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잡스’와 ‘공짜표’를 연결지었다. 20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리더스 포럼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자리에서다.
송 대표는 “지위가 높아진 친구들이 나에게 공짜표를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상류층 사람들은 적절한 가격에 공연표를 구입하는 걸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고깃집에서도 공짜 고기를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데 적지않은 돈을 쏟아부은 뮤지컬 공연에는 특히 인색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공연을 비롯한 문화시장을 키우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공대를 졸업한 사람들이 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인프라가 형성되지 못했고, 지금은 잡스의 창의력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대한민국처럼 에너지도 없고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문화산업은 아이디어만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미래산업”이라며 “난타의 경우 공장도 필요없이 식칼 4자루와 도마만 있으면 1년에 400억원을 벌어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산업이 파이가 작을지 모르지만 한류에서 증명됐듯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문화를 가까이 하는 분위기가 결과적으로 국가 브랜드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예”라고 강조했다.
매달 열리는 코리아리더스 포럼은 공학한림원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선진화의 본질’이었다. ‘뽀로로’ 캐릭터를 개발한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가 주제발표를 했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