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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ductor 2015. 2. 4. 20:55

[최영철 칼럼] 서울시향, 동료 가스실 보내는 ‘아우슈비츠의 음악’ 만들 것인가

최영철 / 카메라타 서울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국예술비평가협의회 이사 | 2015.02.01 1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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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의 음악세계>

 

[최영철 칼럼] 서울시향, 동료 가스실 보내는‘아우슈비츠의 음악’ 만들 것인가

한 바퀴가 고장 난 음악밖에 모르는 음악인은 결국 자신도 죽는다

박원순 서울시장, 대안 없다며 미리 선을 긋는 것은 직무유기며 국내산업 고사 발상

 

 

최영철 / 카메라타 서울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국예술비평가협의회 회원

웰빙코리아뉴스

 

서울시향 운영 방식 문제 있다, 시장(市場)의 상생 노력은 이러했다

 

Share on Facebook대기업의 동네 상권 장악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擡頭)된 적이 있다.

 

이후 정부도 대기업도 이의 폐해를 시정하려는 노력으로,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보호책이 점차 강화되어 상생(相生)경제 추구로 시장 독과점 시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수입자동차의 부품 값이 엄청나게 부풀려져 국산 부품의 수배 내지 수십 배를 호가하자 정부가 규제책을 내놓는다. 수입 산에 뒤지지 않는 국내산 부품으로 대체하여 중간상들의 폭리를 차단하며 국내산업도 보호하려는 고육책이다.

 

또한 이로 인해 국산 차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불가피하게 전가되던 보험료 손해를 막고, 대신 수입차의 보험료를 높여 공정성을 보장한다.

 

 

서울시향, 승자독식을 추구하는가?

 

그런데 현실 음악계에서는 사회의 발전과 달리 동떨어진 과거의 적폐(積弊)를 유지하거나 도리어 보호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서울시향의 경우인데,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시내의 대형교회 등의 순회 무료연주회를 열어, 초대권 문화 개선을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골목상권에 해당하는 열악한 민간 교향악단이나 연주단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고사(枯死) 직전에 이르고 있다.

 

막대한 세금 지원을 등에 업은 물량 공세와 초대형 지휘자를 선두에 세웠으니, 민간 연주단체들이 추풍낙엽처럼 무너진다.

 

여기서 상생이란 단어는 실로 무의미하다.

 

무료 고급 연주회 초대의 단맛에 중독된 관객들은 민간 악단의 티켓 판매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며, 초토화된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은 고사되고, 거대 괴물만 남은 연주회장에서는 비로소 자신들만의 티켓시장이 형성된다.

 

이 티켓 판매율을 다시 부풀려 자랑하니 시장에 승자독식(勝者獨食)의 그들만의 리그가 고착화된다.

 

예술에 단기성 프로 스포츠 방식을 도입한 서울시향

 

외부는 이렇게 공략하고, 내부는 어떻게 운영하는지 살펴보자.

 

세계 유래가 없는 매년 5%의 강제 탈락 규정에 의해 잘하든 못하든 직장을 쫓겨나야 하는 운명이 전 단원에게 지워진다. 정식 오디션을 통해 들어온 단원들도 매년 다시 오디션을 치러야 한다.

 

새로 귀국하는 연주자들의 기량은 날로 월등해지고 있으니, 기존 단원들의 유통기한은 자동적으로 단축될 수밖에 없다.

 

교향악단에서 혹사(酷使)당하면 활이 떨리는 등, 단원들의 개인 기량은 날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

 

지휘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자동 물갈이는 물론, 단원들 통솔도 쉬워진다.

 

교향악단의 수준도 자동으로 향상된다. 이를 홍보하면 매우 발전하며 날로 소리가 좋아지는 훌륭한 악단이 되는 것이다.

 

홀로코스트로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의 교향악단도 매우 좋은 소리를 냈다고 하며, 기량이 뛰어난 단원들의 가스실 행은 그만큼 늦춰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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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음악은 동료를 가스실로 보내며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려는

처절한 환경의 휴머니즘이 사라진 ‘죽이는 음악’이다(아우슈비츠 자료화면)

 

여기서 서울시향의 발전에 대한 착시(錯視)현상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간의 발전이 서울시향에 국한된 결과라면 이는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그 기간 우리나라 연주계 전반도 역시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

 

특히 지방 교향악단들의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는데, 홍보력 부족으로 이런 점은 간과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아마추어 악단들조차 눈부신 발전이 있었고, 청소년 교향악단들도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또한 서울시향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 용병의 소리는 실제 측정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떠나지 않을 국내의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야

 

다시 서두의 현상을 짚고자 한다.

 

우리가 자동차를 처음 만들 때는 부품 대부분이 수입 산이었으나, 국내 제조업계의 발전과 정부의 투자로 점차 수입 산이 국내산으로 대체되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성과를 거둔다.

 

그런데 서울시향은 국내 연주자들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입 산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연주자들의 발전 의지를 꺾고, 교향악단 내에서도 불화의 소지이기도 하며, 박원순 시장이 음악 전문분야 문외한임에도 대안이 없다며 미리 선을 긋는 것은 이를 방기함은 물론 직무유기에 해당하며, 더 나아가 국내 산업조차 고사시키는 발상인 것이다.

 

막대한 경비가 소요되는 수입 산에 의존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용병(傭兵)이 우르르 빠져나가면, 서울시향은 바로 무너져 내려야 하는가?

 

작금의 정명훈 지휘자 사건이 바로 이를 증명한다.

 

빈 국립오페라 지휘자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인해, 대타(代打)로 기용된 정명훈 지휘자는 일국의 상임지휘자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한다.

 

이른바 서울시향의 열혈 팬들인 국내 관객들을 한순간에 던져버리며, 객원에 불과함에도 대타의 무례한 제안을 덥석 문 것이다.

 

이로 보건대 그는 언제든 구미의 더 나은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제안이 오면 서울시향쯤은 쉽게 던져버릴 것으로 예상된다.

 

명 투자가들의 조언(助言)에도 있듯이 주식도 분산(分散) 투자를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융통성 있는 투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극소수 명품 마니아들을 위해, 대안이 있음에도 미리 단정하며 수입산 부품의 막대한 폭리를 방치(放置)하여, 국내산 차를 이용하는 일반 국민들에게 인상된 보험료를 떠넘기는 행위가 이성적 조치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서울시향은 일부 클래식 마니아만이 아닌 천만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이런 일이 민간 기업이나 민간 교향악단에서 일어났다면 시장논리에 의해 쉽게 정리되었을 문제이다.

 

그리고 음악에도 두 종류가 있는데, 사람을 살리는 음악과 죽이는 음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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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 침몰시 마지막까지 갑판 위에서 찬송가를 연주하며

승객들을 위로하던 현악기 연주자들(타이타닉 영화 장면중에서)

 

아우슈비츠의 음악은 동료를 가스실로 보내며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려는 처절한 환경의 휴머니즘이 사라진 ‘죽이는 음악’이며, 타이타닉호 침몰(沈沒) 시 마지막까지 갑판 위에서 찬송가를 연주하며 승객들을 위로하던 현악기 연주자들은 음악의 숭고한 사명인 휴머니즘이 바탕이 된 ‘살리는 음악’이다.

 

한 바퀴가 고장 난 음악밖에 모르는 음악인은 결국 자신도 죽는다.

 

글; 최영철 / 카메라타 서울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국예술비평가협의회 회원

 

영국 로열필, 러시안 국립필 등과 협연

브란덴부르크 심포니(베를린 필하모니홀), 루마니아 국립 필 등 객원지휘

100인 첼로 축제 총감독

경희대 음악연구소 연구실장, KBS 미디어 콘서바토리 주임교수 역임

사단법인 카메라타서울 이사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한국첼로학회 회장

(사)카메라타서울 이사장

양평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아리랑 월드필 예술감독

서울시 문화상 심의위원

한국예술비평가

웰빙코리아뉴스 칼럼니스트

 

 

정리; 장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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