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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생존율 높이는 대책은? 웰빙코리아 뉴스

Conductor 2014. 10. 18. 07:48
 

[탁계석,최영철의 음악세계 심층분석] 음악가 생존율 높이는 대책은?

장현식 기자 | 2014.10.06 10: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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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최영철의 홈닥터 심층분석 시리즈 2>‘

 

[탁계석,최영철의 음악세계 심층분석] 음악가 생존율 높이는 대책은?

알바보다 못한 처우로 음악의 미래가 있을까

박근혜 정부 문화융성 살려면 기초 예술 인력 살려야

 

웰빙코리아뉴스

정리; 장현식 기자

 

음악계가 위기를 맞으면서 수 십 년 배워 온 音樂을 불과 1~2년 안에 접을 수도 있다는 분석은 충격적이란 반응이다.

 

설상가상 교수가 되거나 확실한 직종을 갖지 못하고 강사 수준의 활동으로는 현악의 경우 10년 내 90%가 失踪(실종)된다는 말은 참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몇 개씩의 콩쿠르를 따고 錦衣還鄕(금의환향)했을 때만 해도 가족의 기대는 물론 본인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가슴 부푼 희망이었는데 投資(투자) 對比(대비) 수익성이 기초 생활에도 못 미친다면 열심히 한 음악가와 사회 환경,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편집자 주>

 

10년 버티기 전에 사라지는 음악가 90%

 

탁계석 (음악평론가): 30년 넘게 현장에 있으면서, 최근 들어 부쩍 활동하다 자취를 감추고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음악가들이 늘고 있는 것 같은데요.

 

Share on Facebook최영철(첼로학회장, 지휘자 사진 좌): 음악가뿐만 아니라 단체들도 많이 사라졌지요.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몇 년 유학하고 와서 오케스트라를 전전하던 어떤 연주자가 뜸하더니 핸드폰 장사를 시작했다는 연락도 오고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앙상블 팀도 대부분 창단연주회 혹은 2~3회를 끝으로 사라집니다. 보통 ‘10년을 버티면 자리를 잡는다’ 하는 말이 사회 통설인데, 사실은 5년을 버틴 이는 10년을 버티고, 10년을 버틴 이는 20년도 버티는 것 같아요.

 

탁계석: 결국 自生(자생)의 뿌리를 내릴 때까지가 문제인데 대부분 이를 견디지 못하고 枯死(고사)하는 것이군요. 음악만 배웠지 세상 사는 文法(문법)을 몸으로 체득할 겨를 없이 온실에서 자란 분이 많아서, 교수 되는 것은 별 따기보다 어렵고요. 단체 활동도 생계가 못 된다면 進路(진로) 및 自立(자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겠군요.

 

최영철: 교수란 그 수요가 극히 한정적이니 논외로 하고요. 하지만 그 교수직도 요즘은 학생 수가 대학 정원보다 적어지는 기현상으로 통폐합의 기로에서 갈 길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닙니까. 이미 몇몇 대학이 철퇴를 맞았지요.

 

일단 전문 연주자의 길로 들어선 음악가들이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길은 배우자를 잘 만나는 일입니다.(웃음) 그렇지 않으면 공공이든 민간이든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교향악단원 생활이나, 이도 또한 음악적 기량과 시간, 경비 손실 등을 따지면 투자 대비 매우 비경제적이고요. 사회음악 분야로 나가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개인의 음악활동을 하는 직업군이 그래도 살아남은 케이스입니다.

 

탁계석: 말씀대로 공립 오케스트라는 결원이 거의 생기지 않아 별 따기이고요, 그래서 여러 군데의 민간오케스트라나 앙상블을 뛰게 되는데요. 같은 파트의 뮤지션들은 어느 정도 실상을 알지만 정치가나 문화 정책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책도 세우지 못하고....

 

그래서 이 같은 문제점을 더 이상 쉬쉬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을 많이 주셨어요. 診斷(진단)을 해야 豫防(예방)이나 處方(처방)을 할 것 아니냐? 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영철: 당연히 그래야죠. 모든 문제에는 원인이 있고, 문제가 생길 때 이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야 그 다음에 같은 실패를 안 합니다. 지금처럼 대책 없는 교육과정도, 문화정책도 선장 잃은 난파선마냥 흘러가면 이 문제들을 최종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측은 오늘의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의 아이들입니다.

 

아이를 낳기만 하고 유기하는 선배 세대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최악의 경우는 예를 들어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해야지요. 일단 교육정책의 문제이기도 한데, 워낙 심층으로 들어가려면 복잡다단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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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공관에서 각국 대사들에게 선보인  K-클래식 초청 콘서트

 

알바보다 못한 처우로 음악의 미래가 있을까

 

탁계석: 사설 오케스트라 단원의 월급제는 이미 사라졌다고 하는데, 단원이 한 달에 버는 오케스트라 활동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요. 이를 위해 연습과 연주를 포함해 예술 노동 시간은 일반 직종처럼 분류하기가 힘든데요.

 

최영철: 월급제 오케스트라라고 해보아야 기본 생활비 정도였지만 그나마도 사라져 이제는 기본급 몇 십만 원에, 회당 받는 수당제입니다. 이러니 민간 교향악단 수는 많지만 같은 인력이 몰려다니는 형국이지요. 민간교향악단 운영자들끼리 가끔 만나면 이런 소리들도 합니다. 불성실한 단원들의 명단을 서로 공유하자고요. 즉 인력시장에서 제외하자는 뜻이지요.

 

어려운 공부와 고된 연습 끝에 유학까지 갔다 온 전문 연주자들의 경우입니다. 이러니 연주에 열의가 있을 수 없고, 음악에의 열정은 식어가며 자신감은 떨어져가고, 꿈꾸던 이상과 너무나 거리가 먼 현실과의 괴리감에 차차 무능력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포디엄 위의 지휘자만 열심히 지휘봉을 흔듭니다.

 

탁계석: 또 하나의 문제가 음악을 하다 보면 특히 여성의 경우 婚期(혼기)가 늦고 그래서 결혼이라도 하면 휴직했다 재취업을 해야 하는데 새로운 아티스트들이 계속 밀려오니 그도 쉽지 않은 것 같은데요.

 

최영철: 대학을 나오고 유학을 갔다 오면 자연히 혼기는 넘어갑니다. 이미 적령기의 배우자들은 결혼한 후이지요. 또한 결혼한 연주자는 자연히 연주계를 떠나게 됩니다. 바로 앞서서 말씀드린 대로 비전이 없는 연주계이니까요.

 

아이 낳고 몇 년 생활하다 다시 연주 본능이 꿈틀거려 연주계로 나오면 이미 연주력 좋은 새파란 후배들이 그 자리를 다 채운 후이지요. 여러 군데를 찾아보나 자신이 설 곳이 없음을 안 다음에는 소외감과 자신의 예술혼 유실에 대한 심한 상실감에 젖어듭니다. 심한 우울증세가 오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연주자들의 문의를 많이 받아보았는데요. 하지만 대책이 없지요. 사회음악 분야가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그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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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마을 연주 카메라타 서울 첼로 앙상블 중에서

 

탁계석: 그런데도 역설적으로 오케스트라 수가 자고 나면 늘어 날 정도로 창단되는데 지휘를 공부하고 돌아온 지휘 인력과 유학 인력이 상호 필요성이란 점에선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제대로의 생활비가 안 되도 교향악단에 다닌다는 명분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해요.

 

최영철: 이름만의 교향악단, 이름도 생소한 교향악단 사진과 포스터는 많이 봅니다. 문화 행정이 이를 수치상의 문화발전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국고의 보조를 받으려고 법인을 설립했으나 국고 보조는커녕 유지하기도 힘들어 반납하고 싶어 하는 사단법인도 있고요.

 

그 많은 지휘자와 귀국 연주자들이 프로필에서는 환하게 웃고 있는데, 얼마 전 귀국 독주회를 한 연주자의 自殺(자살) 소식도 듣고요. 지휘자 명함의 경우는 거의 실제 무직자입니다.

 

톨게이트비 천원 없어 사정한 어느 음악가의 안타까운 사연

 

탁계석: 사실 음악인들은 씀씀이가 있고 아이 보는 도우미를 둘 경우 오케스트라 수당과 그 비용이 맞지 않아 자기 돈을 쓰면서 다니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최영철: 한 연주자의 경우는 그렇게 다니다가, 톨게이트 지날 때에 천원이 없어서 사정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요. 연주비는 쥐꼬리만 한데, 미장원에 드레스 비용하며, 남편들이 왜 하느냐고 눈총을 주고 가정불화로 이어져 연주가가 받는 스트레스는 이중삼중으로 늘어납니다.

 

Share on Facebook탁계석(음악평론가 사진 우): 파고들면 들수록 한숨만 나오는 것 같지만 그래도 상태를 알아야 고칠 수 있으니 더 많은 사정들을 폭넓게 수렴해야겠어요.

 

이미 대학의 축소는 정부라 해도 막을 수 없고요. 지난 정권 때 일자리 창출도 수혜자가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효과가 거의 없어졌는데요. 너무 까다롭고 예술 특성에 맞지 않는 노동부 지원이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말씀대로 현장을 뛰는 쪽이 늘고 있는데 세월호 이후 기업도 어려우니 스폰서도 쉽지 않고요.

 

최영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업 스폰서는 끊어진지 오래지요. 실례로 한국의 최고 수준의 실내악단조차 한번 연주가 쉽지 않아요. 이러니 자립을 해야 하는데, 티켓은 팔리지도 않고, 공공 오케스트라는 실적 쌓기나 전시성 무료 초대권 남발로 악전고투의 연속이지요. 한 마디로 ‘문화융성’이 아니라 ‘문화흉성’의 형국입니다. 그러면 이 현상을 초래한 원인부터 잡아야 하는데, 이제는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행정직들은 전혀 모릅니다.

 

박근혜 정부 문화융성 살려면 기초 예술 인력 살려야

 

탁계석: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 정권과는 다른 뭔가를 기대했는데, 갈수록 태산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군요. 그래도 이런 어려운 여건 하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려면 아티스트들의 노하우는 어떤 것입니까.

 

최영철: ‘레드오션’에서 서로 살려고 하면 도리어 攻滅(공멸)합니다. ‘블루오션’에서나 자유로이 헤엄이라도 쳐 구조될 수 있지요. 일단 레드오션의 육중한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 현명합니다.

 

장기판도 어깨 넘어 보는 사람이 수를 잘 보듯이, 일단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위와 사회의 판세도 살펴야 하고요. 그러나 평생 벽만 보고 연습만 하던 연주자들에게는 무리이지요. 음악계도 이래서 멘토링( )이 필요한 것이고요. 視野(시야)를 넓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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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양평군립미술관에서 5일 간의  K-클래식 뮤직페스티벌 오프닝 장면

 

탁계석: 혁신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가 이제 과거처럼 공공 오케스트라만 지원하지 말고 민간오케스트라도 1/5이 안 되면 1/10이라도 좀 지원해서 최소한의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을 구축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건 결코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엄청난 인력 流失(유실)이에요. 기회 된다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나 새로 부임한 문화부 장관을 만나서라도 정책이 대안을 좀 제시해달라고 해야겠어요.

 

이처럼 기초가 무너지고 있는 곳에서 무슨 ‘문화융성’ 은 장기 비전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 계속 심각성을 알리고 경고음을 울려야 피하기라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대학 교수들 누구라도 같은 생각은 하겠지만 적극 나서는 분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옛말에 ‘우는 아이 젖 준다’ 하지 않아요. 정책 리포트도 만들고 국회 예산처에도 발 벗고 뛰는 누군가가 있어야 해요. 누가 뜁니까. 우선 대학협의체도 만들고 취업 창구 개설이나 인문학처럼 특강이라도 하면서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최영철: 사막에 내팽개쳐져도 생존하는 전략이 필요하겠지요. 歐美(구미)의 서바이벌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유행하는 이유입니다. 연주만 했으니 이것밖에 못합니다가 아닙니다.

 

탁 선생님 말씀하시듯 음악계에서는 연주만이 아니라 교육과 행정, 기획 등 많은 블루오션이 있어요. 무한경쟁 시대에서 생존하려면 그 무엇이든 들고파야지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10년은 포기하지 말고 밀어붙여야 합니다. 이후에 자신이 하고 싶던 음악의 결실이 따라올 것이고요.

 

탁계석: 기업의 사원들과 임원들은 끊임없이 연수를 통해 경영수업을 받는 것에 비하면 음악인들은 연주 기량 향상을 위한 훈련 외에 아무런 지식을 흡수하지 않는 것이 문제지요.

 

時時刻刻(시시각각) 변화하는 세태에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것에서부터 고쳐야 하겠지요. 귀국 연주가를 위한 특강이라도 만들어 현장 적응의 기초 훈련을 쌓으면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요.

 

 

정리; 장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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