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클래식계
어제 나의 스튜디오에 탁계석, 문일근 두 음악평론가 분이 오셔서 음악계 여러 현안들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예상 진로와 처방 등에 대한 중요한 의견을 나누었다.
이미 서울의 모 음대에서 시행중인 강사 철폐제와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전국으로 확산되었을 때의 문제점, 파장과 이의 대책이 논의되었다.
전래의 대학 중심의 음악계가 현장 중심으로 축이 이동했을 때의 현장 소화력은 이상이 없는가의 자생 문제도 거론되었으며, 아직은 미미하지만 이미 여파가 독주회 포기로 기획사에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소식도 접하며, 클래식계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 경우 과연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의 우려도 깊이 공감하였다.
또한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지자체 교향악단들이 의회와의 충돌과 마찰로 단원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해결책 없이 흘러가는 가장 큰 이유로 정부의 재원 고갈로 인한 압박도 일조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리는 것이다.
어느 지방 교향악단은 지휘자가 이의 타개책으로 단원들에게 시향 정기연주회 티켓까지 백여만원씩 강매하는 불법도 자행된다고 하여 모 음악평론가가 이를 세상에 알리려 직접 내려간다고 하는데,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음악계를 지탱해오던 양대 축인 대학과 정부가 재원 고갈로 흔들리면 매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음대 졸업생들과 귀국 연주자, 이에 따른 관련 음악 산업들과 공연장, 전공생 급감으로 인한 레슨시장 붕괴로 음악계 전반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또한 현장으로의 대거 유입에 따른 병목현상은 누가 해결할 것인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미 현장도 고사 직전으로 몇몇 단체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전세계적인 현상이니 비상구도 없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삼인은 블루 오션을 개발하자는 데에 뜻을 모으고 이의 타개책을 계속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결정하고 이 날의 모임을 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