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타 서울 SNS/음악지 칼럼

협연 콘서트도 맞춤형으로 가야 성공(문화촌 뉴스)

Conductor 2012. 1. 16. 13:35

       
협연 콘서트도 맞춤형으로 가야 성공
인터뷰/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최영철 카메라타 서울음악감독
2012년 01월 16일 (월) 11:02:54 [조회수 : 136] 탁계석 musictak@daum.net
매일 저녁 많은 콘서트가 열리지만 연주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일 년에 몇 십 회를 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더구나 독주가 아닌 ‘협연’의 경우 더욱 기회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모처럼 하는 협연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협연자가 알아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무엇보다 그 지휘자가 어떤 분야에 정통한가를 아는 것이 지름길이다.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최영철 카메라타서울 음악감독을 탁계석 음악평론가가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최영철 카메라타서울 음악감독

탁: 연주가의 연주 형태는 독주와 협연인데요, 성공적인 협연을 위해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영철 : 네, 연주자들이 솔로는 자기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지만, 협연은 기회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전문성까지 추구한다면 세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대개 외국의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하거나 협연할 때는 그 오케스트라나 지휘자가 어느 분야에 정통한가 하는 특색을 살피게 됩니다. 할 수 있다면 악단의 연주 기록을 살펴도 보아야 하구요.

탁: 아무리 자기가 외국에서 배워온 레퍼토리가 있어도 연주의 기교만 배웠지 무대에서 실제 해보지 않았다면 자기 레퍼토리라 할 수 없겠군요.

최영철: 하나의 레퍼토리가 완전히 자기 곡이 되려면 적어도 몇 번은 무대에 올려야 합니다. 특히 콘체르토의 경우 피아노 반주로만으로는 그 곡의 깊이를 전혀 알 수 없거든요. 세계적인 대가들의 레퍼토리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답니다. 수많은 무대 경험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거쳐 자기만의 개성이 담긴 고유의 연주가 탄생하는 것이니까요.

탁: 그런데도 모든 협연을 똑같이 하나의 협연으로 생각하는 오류가 학부형은 물론 학생에까지 있는 것 같아요.

최영철: 누군가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어야 하는데 담당 레슨 교수나 선생들도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협연을 많이 해 본 연주자들은, 지휘자마다 다른 캐릭터와 그 지휘자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골라내지요. 누구 누구는 성악을 잘한다든가 누구는 현악 주자 출신이니까 첼로나 바이올린에 정통하다거나 누구는 관악 출신이어서 관악기 협연이 좋다는 그런 특성을 말하는 것이죠. 실제 관악 지휘자들은 현 소리나 현악 곡 레퍼토리들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고백을 하는 것을 보았거든요.

탁: 풀 오케스트라가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 하고 싶어도 엄두를 못 내는 것 같은데 챔버는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은데요.

최영철: 그렇습니다.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필요한 협주곡은 그만큼 비용 면에서, 기획 면에서도 연주자든 악단이든 과중한 부담을 안게 되지요 소편성의 챔버 오케스트라는 그만큼 운용이 쉽습니다. 연주자도 소편성으로 할 수 있는 고전의 다양한 레퍼토리부터 차근차근 섭렵하는 것이 무대 적응력에도 도움이 되죠.

탁: 그러니까 처음부터 전체 악장을 하기보다 한 악장씩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최영철 : 처음 도전하는 연주자는 그 방법도 적합합니다. 전 악장 연주란 협연자에게 매우 큰 부담이지요.

탁: 지난 해 독일 베를린필 홀에서 독일 지휘자 두 사람이 우리 작품을 하면서 오히려 한 수 가르쳐 주었다고 했는데요. 전체 프로그램과 청중의 반응이 어떠했는지요.

   
▲ 독일 베를린필 홀에서

최영철 : 그들이 정한 정통 클래식 프로그램이 있었구요. 제가 선곡한 우리 곡에 관해서 그들은 매우 진지했어요. 이미 자체적으로 연습을 해 놓은 상태였지요. 작곡가 임준희의 댄싱아리랑(Dancing Arirang)을 독일 초연했는데, 연습에 임하기 전에 우리나라 역사와 아리랑에 얽힌 간단한 古史(고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리듬이 서툴기 때문에 어깨춤의 박자를 전해주려 했지요. 결과, 청중들은 환호했습니다. 이미 홀 전체가 만석이 된 상태였거든요. 한국인 관중은 우리 일행 외에는 만나지 못했고 모두 독일,유럽인들이었습니다.

탁: 지휘자로서 뿐만 아니라 영국 로열 필하모니와 첼로 협연을 하지 않았나요. 그때 무엇을 느꼈나요?

최영철 : 그러니까 2006년 영국 로열필이 내한 공연을 했는데, 단독 솔리스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오케스트라의 특성과 규모, 내가 상시 연주할 수 있던 몇 곡 중 무슨 곡을 할 것인가 고심했습니다. 메이저 오케스트라는 협연 시 당일 리허설 한번 뿐인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곡 선택에 무리함이 따르면 연습 시간 운용에 실패하게 되고, 그러면 막상 무대에서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탁: 학생 때 협연의 경험이 앞으로 음악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겠군요, 협연할 때 연주가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가요.

최영철 : 무대를 보는 눈과 음악을 보는 눈이 달라지죠. 앙상블을 이루면서 남과 호흡하는 진정한 하모니가 무엇인가를 느끼고 연구하고 공부하게 됩니다. 또한 악단의 풍성한 화음을 반주로 자신의 음악을 마음껏 표현하고 즐길 수 있으며 이는 곧 바로 청중의 감동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혼자 무대에 서는 독주도 나름대로 특수성과 고유한 맛이 있지만 악단과의 협연은 비교할 수 없지요. 일단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연주자의 스케일을 만드는데 최고의 장점이 됩니다.

   


탁: 한동안 일부 동구권 외국 오케스트라에 검증되지 않은 지휘자의 협연으로 무리가 좀 있었는데요.

최영철 : 그래도 초보 지휘자들에겐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겁니다. 무리한 일정과 몰아치기 협연으로 협연자나 악단 사이에 마찰이 종종 일기도 하지요. 그러나 당시에 많은 지휘자,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좋은 협연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잘 정비되어 있는 외국 오케스트라라면 지휘자의 역량을 일찍부터 파악하고 역으로 음악을 리드해 나가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지휘자의 역할이 한정될 수밖에 없고 그저 무대에 서는 경험으로만 만족해야 합니다.

간혹 연주자들은 자신의 스펙을 쌓기 위해 협연을 하기도 하는데, 어떤 경우는 도리어 손해가 되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협연 시장은 이미 음악계의 고질로 나타나고 있지요. 경력에 쓰려다가 오히려 연주자의 질을 의심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탁: 지난 11일 영산 아트홀에서의 협연이 좋아 단원, 협연자 모두 큰 공감을 느꼈다했는데 이후 반응은요.

최영철 : 제가 첼로 즉 현악기 전공인 지휘자인 만큼 현악기의 협연에 따르는 정교함에 유리하지요. 옛날 KBS교향악단 시절부터 많은 악단과 지휘자를 접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지휘자의 전공에 따라 연주회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카메라타 서울 앙상블의 협연자들이 현악기에 치우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앞서도 말했듯이 성악 전공 지휘자는 오페라나 갈라 콘서트가 적합할 것이고, 작곡 전공은 창작곡에 유리하겠지요. 관악기 출신 또한 관련 악기에 유리하겠구요.

탁: 앞으로 협연을 통해 앙상블 문화에 더욱 발전적인 기틀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영철: 귀한 지면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지역 및 글로벌 음악 시장 개척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지휘자 최영철은?
그네신 국립음대 연주학 박사
경희대 콩쿠르 대상, 동아 콩쿠르 입상
KBS교향악단원 역임
영국 로열필하모니, 러시안 국립 필 등과 첼로 협연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심포니(베를린필 홀), 루마니아 국립필 등 객원지휘
현) 미국 The ABCs of Strings cello teachergroup의 일원이며,
사)카메라타 서울 이사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Artistic Director of Arirang World Philharmonic Orchestra,
Principal guest conductor of HA Multikulturelles Orchester e.V.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