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연 콘서트도 맞춤형으로 가야 성공(문화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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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연 콘서트도 맞춤형으로 가야 성공 | ||||||||||||||||||
인터뷰/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최영철 카메라타 서울음악감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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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많은 콘서트가 열리지만 연주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일 년에 몇 십 회를 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더구나 독주가 아닌 ‘협연’의 경우 더욱 기회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모처럼 하는 협연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협연자가 알아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무엇보다 그 지휘자가 어떤 분야에 정통한가를 아는 것이 지름길이다.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최영철 카메라타서울 음악감독을 탁계석 음악평론가가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탁: 연주가의 연주 형태는 독주와 협연인데요, 성공적인 협연을 위해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영철 : 네, 연주자들이 솔로는 자기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지만, 협연은 기회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전문성까지 추구한다면 세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대개 외국의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하거나 협연할 때는 그 오케스트라나 지휘자가 어느 분야에 정통한가 하는 특색을 살피게 됩니다. 할 수 있다면 악단의 연주 기록을 살펴도 보아야 하구요. 탁: 아무리 자기가 외국에서 배워온 레퍼토리가 있어도 연주의 기교만 배웠지 무대에서 실제 해보지 않았다면 자기 레퍼토리라 할 수 없겠군요. 최영철: 하나의 레퍼토리가 완전히 자기 곡이 되려면 적어도 몇 번은 무대에 올려야 합니다. 특히 콘체르토의 경우 피아노 반주로만으로는 그 곡의 깊이를 전혀 알 수 없거든요. 세계적인 대가들의 레퍼토리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답니다. 수많은 무대 경험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거쳐 자기만의 개성이 담긴 고유의 연주가 탄생하는 것이니까요. 탁: 그런데도 모든 협연을 똑같이 하나의 협연으로 생각하는 오류가 학부형은 물론 학생에까지 있는 것 같아요. 최영철: 누군가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어야 하는데 담당 레슨 교수나 선생들도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협연을 많이 해 본 연주자들은, 지휘자마다 다른 캐릭터와 그 지휘자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골라내지요. 누구 누구는 성악을 잘한다든가 누구는 현악 주자 출신이니까 첼로나 바이올린에 정통하다거나 누구는 관악 출신이어서 관악기 협연이 좋다는 그런 특성을 말하는 것이죠. 실제 관악 지휘자들은 현 소리나 현악 곡 레퍼토리들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고백을 하는 것을 보았거든요. 탁: 풀 오케스트라가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 하고 싶어도 엄두를 못 내는 것 같은데 챔버는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은데요. 최영철: 그렇습니다.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필요한 협주곡은 그만큼 비용 면에서, 기획 면에서도 연주자든 악단이든 과중한 부담을 안게 되지요 소편성의 챔버 오케스트라는 그만큼 운용이 쉽습니다. 연주자도 소편성으로 할 수 있는 고전의 다양한 레퍼토리부터 차근차근 섭렵하는 것이 무대 적응력에도 도움이 되죠. 탁: 그러니까 처음부터 전체 악장을 하기보다 한 악장씩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최영철 : 처음 도전하는 연주자는 그 방법도 적합합니다. 전 악장 연주란 협연자에게 매우 큰 부담이지요. 탁: 지난 해 독일 베를린필 홀에서 독일 지휘자 두 사람이 우리 작품을 하면서 오히려 한 수 가르쳐 주었다고 했는데요. 전체 프로그램과 청중의 반응이 어떠했는지요.
최영철 : 그들이 정한 정통 클래식 프로그램이 있었구요. 제가 선곡한 우리 곡에 관해서 그들은 매우 진지했어요. 이미 자체적으로 연습을 해 놓은 상태였지요. 작곡가 임준희의 댄싱아리랑(Dancing Arirang)을 독일 초연했는데, 연습에 임하기 전에 우리나라 역사와 아리랑에 얽힌 간단한 古史(고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리듬이 서툴기 때문에 어깨춤의 박자를 전해주려 했지요. 결과, 청중들은 환호했습니다. 이미 홀 전체가 만석이 된 상태였거든요. 한국인 관중은 우리 일행 외에는 만나지 못했고 모두 독일,유럽인들이었습니다. 탁: 지휘자로서 뿐만 아니라 영국 로열 필하모니와 첼로 협연을 하지 않았나요. 그때 무엇을 느꼈나요? 최영철 : 그러니까 2006년 영국 로열필이 내한 공연을 했는데, 단독 솔리스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오케스트라의 특성과 규모, 내가 상시 연주할 수 있던 몇 곡 중 무슨 곡을 할 것인가 고심했습니다. 메이저 오케스트라는 협연 시 당일 리허설 한번 뿐인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곡 선택에 무리함이 따르면 연습 시간 운용에 실패하게 되고, 그러면 막상 무대에서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탁: 학생 때 협연의 경험이 앞으로 음악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겠군요, 협연할 때 연주가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가요. 최영철 : 무대를 보는 눈과 음악을 보는 눈이 달라지죠. 앙상블을 이루면서 남과 호흡하는 진정한 하모니가 무엇인가를 느끼고 연구하고 공부하게 됩니다. 또한 악단의 풍성한 화음을 반주로 자신의 음악을 마음껏 표현하고 즐길 수 있으며 이는 곧 바로 청중의 감동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혼자 무대에 서는 독주도 나름대로 특수성과 고유한 맛이 있지만 악단과의 협연은 비교할 수 없지요. 일단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연주자의 스케일을 만드는데 최고의 장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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