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 운동은 확대되어야 한다.
한국메세나협의회(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는 지난달 2월 27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Arts & Business)' 사업의 대상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대키로 결정했다.
'중소기업 예술지원 매칭펀드'가 바로 그 것이다.
이번 매칭펀드는 재정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예술단체 지원을 촉진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예컨대 중소기업이 예술단체에 지원하면 그 금액에 비례해 추가로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사업의 출연 기관은 문화관광부이고 한국메세나협의회가 실무 운영을 담당한다. 이 매칭펀드의 시범 중소기업으로는 이건리빙이 선정됐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으로 확대된 문화예술지원사업은 우리나라 문화 발전에 큰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 신문 보도)
순수예술 분야가 점점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술가와 예술단체들에게 오랜만에 듣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화예술인들의 반 이상이 월수입 백만 원 미만이라는 발표가 바로 엊그제 신문을 장식했었지만 필자가 아는 가까운 음악인 중에는 월수가 50만원도 안 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우리 몸의 여러 장기들은 각각 고유의 기능과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 고유의 기능들이 각자 본분을 다해야 비로소 한 사람의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유지하고 그 후에 그 구성원들이 모여 차차 큰 사회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온몸의 장기들이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심장에서 미세 세포까지 혈액이 공급되어 순환을 용이하게 하여야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장기의 고유작동 외에 인위적으로 두, 세 가지 동작을 한꺼번에 할 때에는 혈액이 분산되어 부족한 부분에 독소가 발생된다고 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고 쌓이면 그 부분에 자연적으로 병이 발생되고 심하면 암으로 전개되기까지 한다. 그래서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려면 각 장기에 혈액의 공급이 미세 부분까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두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혈액의 공급이 원활해야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고 균형감각도 유지하게 된다.
이상은 우리 육체에 관한 의사들의 소견이고, 이번에는 인간의 정신 부문에 종사하는 예술가집단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무리 육체에 혈액의 공급이 잘 되고 육신이 편안해도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빵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북유럽 몇 나라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고, 최근 들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유명인사들의 자살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바꾸어 말하자면 보이는 육체의 삶이 전부가 아니며 정신세계의 풍성함도 같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수레의 양 바퀴가 동시에 굴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몸을 이루는 각 장기와 지체들 어느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 장기들 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결국은 온몸에 영향을 끼치며 어느 한쪽이라도 장애가 생기면 심장마비, 뇌경색, 뇌출혈, 암 등 죽음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문화예술계는 어떠할까?
우리 사회는 수십 년여를 물질적 팽창에 주력하다 보니 기초 예술과 문화 부문은 빈사상태에 이르렀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리 사회가 정신적인 부문을 소홀히 한 대가가 현 문화예술인들의 생활 실태가 아닐까?
정신세계를 등한시하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 여느 동물들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그 물질 만능적 풍요가 결국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행진 등 여러 사회 문제로 차차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나아진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도 갈수록 목말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가운데 뒤늦게나마 문화예술계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문화관광부와 한국메세나협의회가 기업과 예술인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 대해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더 이상 문화예술계가 뇌사상태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는 문화예술계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